앱 다운로드
이별 후 회복·자존감

아이를 보내고 돌아온 일요일 저녁

현관문을 닫으면 집이 갑자기 넓어집니다. 소파 밑에는 작은 슬리퍼가 그대로 있습니다. 아이와 헤어진 직후의 허전함을 견디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아이를 보내고 돌아온 일요일 저녁AI 모델 사진

일요일 저녁 여섯 시, 아이를 데려다주고 돌아와 현관문을 닫습니다. 집이 갑자기 넓습니다. 한 시간 전까지 만화 영화 소리가 나던 거실이 조용합니다. 식탁에는 아이가 반쯤 남긴 귤이 있고, 소파 밑에는 작은 슬리퍼 한 짝이 뒤집혀 있습니다. 그것을 바로 놓으려고 허리를 굽히다가 그대로 주저앉습니다. 이 주에 한 번, 이 저녁은 어김없이 옵니다.

문을 닫으면 들리는 소리

아이와 헤어진 직후의 집에는 독특한 고요가 있습니다. 그냥 조용한 것이 아니라 방금까지 있던 소리가 빠져나간 조용함입니다. 이틀 동안 아이의 속도에 맞춰 돌아가던 몸이 갑자기 할 일을 잃습니다. 밥을 차릴 사람도, 씻으라고 재촉할 사람도 없습니다.

아이와 따로 사는 부모는 이 순간을 이 주마다 되풀이합니다. 만나는 기쁨이 클수록 보내는 저녁이 깊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헤어지는 것이 힘들어 만남 자체를 줄이기도 합니다. 그것만은 피해야 할 길입니다.

금요일 밤의 부모도 같은 자리에 섭니다

아이를 키우는 쪽의 부모도 이 고요를 압니다. 금요일 저녁 아이를 다른 부모에게 보내고 돌아오면 같은 집이 낯설어집니다. 평소에는 십 분만 혼자 있고 싶다고 바랐는데, 막상 이틀이 통째로 주어지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이쪽 부모에게는 감정이 하나 더 섞입니다. 홀가분함입니다. 그리고 홀가분해하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입니다. 아이는 저쪽 집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나 없이도 즐거우면 서운하고 나를 찾으며 울면 마음이 아픕니다. 어느 쪽이어도 편하지 않습니다.

이 허전함은 고장이 아닙니다

먼저 알아 둘 것은 이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이와 떨어질 때 허전한 것은 부모와 아이 사이의 끈이 제대로 이어져 있다는 표시입니다. 아무렇지 않다면 그쪽이 오히려 걱정할 일입니다.

눈물이 나면 울어도 됩니다. 십 분쯤 주저앉아 있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 저녁 내내 머물지는 않습니다. 슬픔을 느끼는 것과 슬픔에 잠기는 것 사이에는 일어나는 동작 하나가 있습니다. 그 동작을 미리 정해 두면 한결 수월합니다.

헤어지는 순간은 짧고 가볍게

저녁의 무게는 헤어지는 장면에서 정해지기도 합니다. 아이를 넘겨주는 자리에서 오래 끌어안고 눈물을 보이면 아이는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아빠가, 엄마가 나 때문에 운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만남을 기다리는 대신 부모를 걱정하게 됩니다.

인사는 밝고 짧게 합니다. 한 번 안아 주고, 다음에 만날 날을 말해 줍니다. "두 밤 자고 영상 통화하자. 다음다음 토요일에 또 만나." 아이가 손에 쥐고 갈 다음 약속이 있으면 헤어짐이 끝이 아니라 쉼표가 됩니다. 눈물은 돌아서서 차에 탄 뒤로 미룹니다. 그것이 아이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입니다.

돌아와서 첫 한 시간

가장 위험한 것은 집에 와서 그대로 소파에 눕는 것입니다. 불도 켜지 않은 거실에서 휴대폰으로 아이 사진을 넘겨 보다 보면 밤이 통째로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그 한 시간에 할 일을 미리 정해 둡니다.

집에 곧장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를 보내고 그 길로 목욕탕에 가거나 한 시간을 걷습니다. 몸을 쓰면 마음이 덜 고입니다. 일요일 저녁마다 같은 친구와 밥을 먹기로 정해 둔 사람도 있고, 그 시간에 한 주 치 반찬을 만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몸이 먼저 움직일 수 있도록 일요일 저녁의 순서를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아이의 흔적을 치우는 일

남은 장난감과 그릇을 어떻게 할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곧바로 다 치워야 마음이 정돈되는 사람이 있고, 하루쯤 그대로 두어야 덜 쓸쓸한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옳은 것은 아니니 자기에게 맞는 쪽을 따릅니다.

다만 치울 때 아이의 자리는 남겨 둡니다. 칫솔과 잠옷, 좋아하는 컵은 늘 있던 곳에 둡니다. 아이가 다음에 왔을 때 여기도 내 집이라고 느끼는 것은 그런 물건들 덕분입니다. 뒤집힌 슬리퍼를 바로 놓아 현관에 두는 일은 슬픈 일이 아니라 다음 만남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보고 싶다는 전화

헤어진 날 밤에는 아이 목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잘 도착했는지 한 번 확인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 이상은 참습니다. 밤마다 전화해 보고 싶다고 말하면 아이는 자기가 부모를 슬프게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저쪽 집에서의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양쪽에 미안해합니다.

연락은 정해 둔 날에,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데 씁니다. 오늘 급식은 뭐였는지, 친구와는 어땠는지. 내 허전함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에게 말합니다. 같은 처지의 친구가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일요일 저녁의 기분을 설명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입니다.

비어 있는 날을 내 것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격주의 빈 주말은 뜻밖의 자산입니다. 처음에는 허전해서 청소만 하다 보내지만, 조금 지나면 그 시간을 쓰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늦잠을 자고, 보고 싶던 영화를 보고, 친구를 만나고, 누군가를 만나 볼 생각이 든다면 그 주말에 약속을 잡습니다.

아이가 없는 동안 즐거웠다는 것에 미안해할 까닭은 없습니다. 쉬고 난 부모가 월요일의 아이를 더 넉넉하게 맞습니다. 아이도 다른 부모와 지내는 동안 이쪽 부모가 혼자 울고 있다고 생각하면 편히 놀지 못합니다.

술로 넘기지 않습니다

이 저녁을 맥주 몇 캔으로 넘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두 번은 그럴 만합니다. 그런데 일요일마다 되풀이되면 술이 그 저녁의 정해진 순서가 됩니다. 허전함은 술로 무뎌지는 듯해도 다음 날 아침에 더 크게 돌아옵니다. 마시더라도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집이 아니라 밖에서 마시는 편이 덜 위험합니다.

슬리퍼를 현관에 가지런히 놓고 불을 켭니다. 식탁의 귤을 마저 먹습니다. 창밖은 어두워졌고 내일은 월요일입니다. 열이틀 뒤면 이 집에 다시 만화 영화 소리가 납니다. 일요일 저녁의 고요는 아이가 없다는 증거가 아니라, 아이가 다녀갔고 또 올 것이라는 증거입니다.

  • #면접교섭 후 허전함
  • #아이와 헤어진 뒤
  • #비양육 부모
  • #한부모 주말
  • #이혼 후 마음
돌싱과 안전하게 만나고 싶다면

프로필 심사와 휴대폰 본인인증, 지인 차단 기능이 있는 돌싱짝에서 시작해 보세요.

앱 받기

좋은 사람은, 가까이에 있을지도 몰라요

프로필 심사를 거친 돌싱들이 모인 돌싱짝에서 대화부터 편하게 시작해 보세요.

닫기

개인정보취급방침

© Copyright naimstory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