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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데이트

그 사람에게는 강아지가 있다

약속 시간이 산책 시간에 맞춰지고 여행 계획에는 늘 한 식구가 더 낍니다. 반려동물과 사는 사람을 만날 때, 그리고 내가 그런 사람일 때 알아 둘 것들입니다.

그 사람에게는 강아지가 있다AI 모델 사진

처음 통화하던 날 그 사람이 말했습니다. 저희 집에 열두 살 된 몰티즈가 있어요. 그때는 귀엽겠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만나 보니 그 말에는 많은 것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녁 약속은 여덟 시 전에 끝나야 하고, 일박 여행은 맡길 곳을 구한 뒤에야 가능하고, 그 사람의 옷에는 늘 흰 털이 붙어 있습니다.

혼자 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개나 고양이와 사는 돌싱이 많아졌습니다. 이들과의 연애에는 사람 둘 말고 식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취미가 아니라 식구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워 보지 않은 사람은 이 관계의 무게를 낮게 잡습니다. 이혼 뒤의 빈집에서 그 사람을 맞아 준 것이 그 강아지였을지 모릅니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지나갈 뻔한 저녁마다 산책을 나가게 만든 것도, 울던 밤에 옆에 와 앉아 있던 것도 그 아이였습니다.

그러니 "개는 개일 뿐이지"라는 말은 이 사람 앞에서 꺼내지 않아야 합니다. 농담으로라도 "나야 강아지야"라고 묻는 것은 답을 듣고 싶지 않은 질문입니다. 그 사람이 동물에게 쏟는 마음을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 데서 출발합니다.

나는 동물이 편하지 않은데

동물을 무서워하거나 털 알레르기가 있거나, 그냥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나쁜 선택은 좋아하는 척입니다. 첫 만남에서 귀엽다고 호들갑을 떨어 놓고 석 달 뒤에 실은 불편하다고 말하면 상대는 속았다고 느낍니다.

초반에 그대로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저는 개를 키워 본 적이 없어서 조금 무서워요. 천천히 익숙해져 볼게요." 이 말에 기분 상하는 반려인은 드뭅니다. 알레르기처럼 몸의 문제라면 더 일찍 알려야 합니다. 약으로 견딜 만한 정도인지, 한집에 살기는 어려운 정도인지에 따라 관계가 갈 길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달력에 산책 시간이 들어옵니다

개를 키우는 사람의 하루는 산책과 밥 시간을 중심으로 돕니다. 퇴근하고 곧장 집에 가야 하고, 늦은 술자리는 어렵고, 외박은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고양이는 조금 덜하지만 여러 날 집을 비우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제약을 나에 대한 성의 부족으로 읽으면 다툼이 됩니다. 구조를 이해하면 방법이 보입니다. 저녁 약속을 그 사람 집 근처로 잡고 산책을 데이트에 넣으면 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갈 만한 카페나 숙소도 꽤 많아졌습니다. 여행을 가고 싶다면 맡길 곳을 알아보는 수고를 함께 나누는 것이 그 사람에게는 큰 호의입니다.

처음 만나는 날

그 사람의 반려동물을 처음 만나는 자리는 생각보다 비중이 큽니다. 집으로 찾아가기보다 바깥에서, 산책하는 길에 합류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개에게 집은 지켜야 할 영역이라 낯선 사람이 불쑥 들어오면 경계부터 합니다.

먼저 손을 뻗지 않습니다.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 말고 옆에 서서 개가 와서 냄새를 맡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간식은 주인에게 물어본 뒤에 줍니다. 고양이라면 더 느긋해야 합니다. 첫날은 얼굴도 못 보고 돌아오는 일이 흔하고, 그것이 정상입니다.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그 사람은 고마운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내 아이와 그 사람의 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준비할 것이 늘어납니다. 아이가 동물을 무서워하는지, 알레르기는 없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순한 개라도 어린아이와 단둘이 두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이는 꼬리를 잡거나 얼굴을 들이대고, 개는 놀라면 입이 먼저 나갑니다.

만나기 전에 아이에게 몇 가지를 일러둡니다. 자고 있을 때와 밥 먹을 때는 건드리지 않기, 만지고 싶으면 먼저 어른에게 묻기, 뛰거나 소리 지르지 않기. 이 약속이 잘 지켜지면 반려동물은 아이와 새 어른 사이의 어색함을 풀어 주는 다리가 되기도 합니다. 함께 공을 던지고 간식을 주는 동안에는 대화가 없어도 시간이 흐릅니다.

둘 다 키우고 있다면

양쪽에 반려동물이 있다면 사람끼리의 궁합만큼 동물끼리의 궁합이 변수가 됩니다. 개와 개는 처음부터 한 집에 들이지 말고 공원처럼 누구의 영역도 아닌 곳에서 나란히 걷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개와 고양이, 고양이와 고양이는 훨씬 긴 시간이 걸립니다. 살림을 합칠 생각이라면 방을 나누어 냄새부터 익히게 하는 단계를 몇 주에 걸쳐 밟아야 합니다. 다니던 동물병원에 조언을 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나이 든 동물과 사는 사람

열 살이 넘은 반려동물과 사는 사람은 간병인이기도 합니다. 약을 시간 맞춰 먹이고, 병원비로 적지 않은 돈을 쓰고, 밤에 자주 깹니다. 연애에 쓸 시간과 돈이 줄어드는 시기입니다. 이때 "그 돈이면"으로 시작하는 말은 관계에 오래 남는 금을 냅니다.

언젠가는 이별이 옵니다. 십수 년을 함께한 동물을 보낸 슬픔은 가족을 잃은 슬픔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 시기의 연인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 한 마리 들이자는 제안이 아니라 곁에서 같이 사진을 넘겨 봐 주는 저녁입니다.

동물을 대하는 모습에는 그 사람이 들어 있습니다. 말 못 하는 존재의 불편을 알아채는지, 귀찮은 날에도 산책을 거르지 않는지, 늙고 아파도 끝까지 책임지는지.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약속 시간이 산책 시간에 밀려 서운한 날에는 이것을 떠올려 보면 됩니다. 저 사람은 자기가 책임지기로 한 존재를 끝까지 챙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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