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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다니는 사람과 절에 가는 사람

일요일 오전에 약속을 잡으려다 알게 됩니다. 그 사람의 주말에는 이미 주인이 있다는 것을. 종교가 다른 두 사람이 부딪히는 지점과 넘어가는 법입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과 절에 가는 사람AI 모델 사진

두 번째 만남을 잡는 중이었습니다. 일요일 열한 시에 브런치 어떠세요. 답이 조금 늦게 옵니다. 그 시간에는 예배가 있어서요, 두 시 이후면 좋겠어요. 별것 아닌 대화인데 머릿속에 여러 질문이 지나갑니다. 매주 가는 걸까. 나도 같이 가자고 할까. 우리 집은 명절마다 제사를 지내는데.

젊을 때의 연애에서는 종교가 뒤로 밀리곤 했습니다. 다시 사람을 만나는 나이가 되면 다릅니다. 신앙은 그 사람의 주말과 돈과 가족 행사에 깊이 들어와 있고, 이혼의 시간을 버티게 해 준 버팀목인 경우도 많습니다.

묻는 것은 실례가 아닙니다

종교를 묻기가 조심스럽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생활을 맞춰 볼 사이라면 일찍 물어도 되는 질문입니다. 처음 한두 번의 만남에서 "종교가 있으세요? 저는 없어요"처럼 내 쪽을 먼저 밝히며 물으면 자연스럽습니다. 프로필에 적어 두는 것도 서로의 시간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이 질문을 미루다 석 달 뒤에 알게 되면 일이 커집니다. 이미 정이 들었는데 포기하기 어려운 차이가 드러나는 셈이어서, 둘 중 하나가 참는 쪽으로 기울기 쉽습니다. 참고 시작한 일은 살면서 다시 올라옵니다.

이름이 아니라 깊이를 봅니다

어느 종교인지보다 얼마나 깊은지가 생활을 좌우합니다. 같은 교회를 다녀도 일 년에 두 번 가는 사람과 주중에도 모임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삶을 삽니다. 종교가 다른 커플보다 같은 종교인데 깊이가 다른 커플이 더 자주 부딪히기도 합니다.

깊이는 구체적인 질문으로 알아봅니다. 주말에 종교 활동에 쓰는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수입에서 헌금이나 시주로 나가는 몫이 있는지, 식사 전에 기도를 하는지, 술이나 음식에 가리는 것이 있는지. 따져 묻는 투가 아니라 궁금해하는 투로 물으면 상대도 편하게 답합니다. 이 대답들이 모여 함께 사는 그림이 됩니다.

같이 가자는 말을 들었을 때

신앙이 있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과 그것을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은 자연스럽습니다. 한 번의 초대는 호의로 받으면 됩니다. 가 보고 싶다면 손님으로 가 보고, 내키지 않는다면 거절하면 됩니다. "초대해 줘서 고마워요. 저는 믿음이 없어서 그 자리는 조금 어려워요. 당신이 다녀오는 건 언제든 괜찮아요."

살필 것은 거절한 뒤입니다. 한 번 거절했는데 만날 때마다 같은 권유가 돌아온다면, 그리고 내가 믿지 않는 것을 고쳐야 할 결함처럼 말한다면 그것은 호의가 아니라 압박입니다. 사귀는 조건으로 개종을 내거는 경우도 있습니다. 믿음은 약속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어서, 마음 없이 한 약속은 두 사람 모두를 지치게 합니다.

제사상 앞에서 갈리는 일

돌싱의 나이에는 부모님 제사와 장례가 눈앞의 일입니다. 한쪽 집안은 명절마다 차례를 지내고 다른 쪽은 절을 하지 않는 신앙을 가졌다면, 이 문제는 두 사람을 넘어 양쪽 어른들의 일이 됩니다. 지난 결혼에서 이 일로 다퉜던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미리 이야기해 두면 길이 있습니다. 상에 절은 하지 않되 음식 준비와 자리에는 함께하는 방식,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하는 시간을 따로 갖는 방식이 있습니다. 어른들께는 당사자가 직접 설명합니다. 내 부모는 내가, 그 사람의 부모는 그 사람이 맡는 것이 원칙입니다. 연인을 방패 없이 어른들 앞에 세워 두는 일만은 피해야 합니다.

아이를 어디에 데려갈 것인가

아이가 있다면 더 섬세해집니다. 내 아이를 연인이 다니는 교회나 절에 데려가도 되는지, 그 사람의 아이에게 내 신앙을 이야기해도 되는지. 이 결정에는 아이의 다른 부모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전 배우자와 종교 교육에 대해 정해 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먼저입니다.

아이에게는 선택할 자리를 남겨 둡니다. 따라가 보고 싶다면 데려가되, 가기 싫다는 말을 편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 어른의 마음에 들려고 억지로 따라나서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만남의 목적이 따로 있는 사람

드물지만 연애가 아니라 사람을 데려가는 것이 목적인 만남도 있습니다. 몇 번 보지 않았는데 좋은 강연이 있다거나 소개하고 싶은 모임이 있다며 낯선 장소로 이끌고, 어떤 단체인지 물으면 가 보면 안다고만 합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초대는 따라가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런 만남이 앱에서 시작됐다면 신고해 두는 것이 다음 사람을 돕는 일입니다.

서로의 일요일을 그대로 두는 사이

종교가 달라도 오래 잘 지내는 커플은 닮은 데가 있습니다. 상대를 바꾸려 들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예배에 간 일요일 오전에 다른 사람은 산에 가고, 점심에 만나 각자의 오전을 이야기합니다. 성탄절에는 한 사람의 자리에, 초파일에는 다른 사람의 자리에 손님으로 앉아 있기도 합니다. 믿지는 않아도 그 사람에게 그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는 존중합니다.

맞춰 볼 것은 교리가 아니라 생활입니다. 주말을 어떻게 나눌지, 돈을 어디에 쓸지, 어른들 앞에서 서로를 어떻게 지켜 줄지. 이 대화가 편하게 오가는 사이라면 일요일 열한 시가 비어 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두 시에 만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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