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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좋아하는 사람, 담배 피우는 사람

프로필에는 가끔 마신다고 적혀 있었는데 첫 만남에 소주 두 병이 비었습니다. 취향으로 넘길 일과 넘기면 안 되는 일을 가르는 기준입니다.

술 좋아하는 사람, 담배 피우는 사람AI 모델 사진

프로필의 음주 항목에는 가끔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첫 만남은 고깃집이었고, 그 사람은 자리에 앉자마자 소주를 시켰습니다. 한 시간 반 뒤 빈 병이 둘이 되었습니다. 취한 기색은 없었고 말도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집에 오는 길에 그 가끔이라는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저 사람의 가끔과 나의 가끔은 같은 뜻일까.

가끔이라는 말의 폭

술과 담배에 관한 자기소개는 믿을 만한 정보가 못 됩니다. 속이려는 것이 아니라 기준이 달라서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마시는 사람도, 저녁마다 반주를 하는 사람도 스스로를 가끔 마시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 더 많이 마시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은 적게 마시는 쪽이 됩니다.

그래서 적힌 말이 아니라 본 것을 믿어야 합니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누구와 마시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도 실례가 아닙니다. "보통 일주일에 몇 번쯤 드세요"라는 질문에 편하게 답하는 사람과 "별로 안 마셔요"라고만 하는 사람의 차이도 정보입니다.

양보다 마신 뒤의 얼굴

술을 즐기는 것 자체는 취향입니다. 문제를 가르는 것은 마신 양이 아니라 마신 뒤의 모습입니다. 살펴볼 것은 이런 것들입니다. 취하면 말이 거칠어지거나 목소리가 커지는가. 다음 날 자기가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술 때문에 약속에 늦거나 어긴 적이 있는가. 한 잔이라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가.

마지막 것은 타협할 것이 없습니다. 조금 마셨으니 괜찮다며 운전하려는 사람은 위험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다른 사람입니다. 그 차에 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그 자리에서 드러난 판단력을 다른 일에서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결혼이 술 때문에 힘들었던 사람은 선을 더 낮게 잡아도 됩니다. 남들에게는 평범한 주량이 나에게는 예전의 밤들을 불러옵니다. 예민한 것이 아니라 겪어서 아는 것입니다.

처음 몇 번의 만남에서 보이는 것

술버릇은 오래 숨기기 어렵습니다. 초반에도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낮에 만나도 술을 찾는지, 술 없는 식사를 심심해하는지 봅니다. 내가 마시지 않겠다고 했을 때의 반응도 살핍니다. 그러라고 하고 자기 잔만 채우는 사람은 괜찮습니다. 한 잔만 하라며 거듭 권하는 사람은 내 거절보다 자기 흥을 앞에 두는 사람입니다.

연락의 모양에서도 드러납니다. 밤늦게 취해서 전화하는 일이 잦은지, 술자리가 있는 날에는 연락이 끊기는지, 다음 날 미안하다는 말이 습관처럼 붙는지. 사과가 잦다는 것은 사과할 일이 되풀이된다는 뜻입니다.

담배라는 다른 문제

담배는 술보다 단순하면서 더 좁혀지지 않습니다. 피우는 사람에게는 하루에도 여러 번 돌아오는 일과이고, 피우지 않는 사람에게는 냄새부터 견디기 어렵습니다. 식사 중에 두세 번 자리를 비우는 것, 차 안에 밴 냄새, 입을 맞출 때의 느낌. 좋아하는 마음으로 덮일 것 같지만 생활이 겹칠수록 커집니다.

끊겠다는 말은 반갑지만 계획과 함께일 때만 믿습니다. 언제부터, 어떤 방법으로, 금연 진료를 받을 것인지. 날짜 없는 다짐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하는 인사말에 가깝습니다. 더 살펴볼 것은 숨기는 흡연입니다. 끊었다고 하고 몰래 피우는 사람은 담배보다 그 거짓말이 문제입니다. 작은 일을 숨기는 버릇은 큰 일에서도 나옵니다.

아이를 키우는 집의 기준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기준은 한 단계 올라갑니다. 아이가 타는 차 안과 아이가 있는 집 안에서 피우지 않는 것은 부탁이 아니라 조건입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자리에서 취할 만큼 마시지 않는 것도 그렇습니다.

아이를 잠시라도 맡길 사이가 되었다면 더 분명해야 합니다. 아이를 보는 동안에는 한 잔도 마시지 않는다는 약속이 지켜지는지 봅니다. 이 약속을 지나친 간섭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아이를 맡길 수 없습니다.

싫다는 뜻을 전하는 말

상대의 습관이 불편할 때 "술 좀 줄여요"라고 하면 잔소리가 됩니다. 사람은 고치라는 말을 들으면 방어부터 합니다. 내 한계를 말하는 쪽이 잘 전해집니다. "저는 술 마신 사람 목소리가 커지면 몸이 굳어요. 예전 일 때문에요. 저랑 있을 때는 두 잔까지만 마셨으면 해요."

담배도 같습니다. 끊으라는 요구 대신 내가 견딜 만한 범위를 말합니다. "피우는 건 당신 선택이에요. 다만 저와 식사하는 동안에는 자리를 비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부탁을 들은 사람의 반응을 봅니다. 불편했겠다며 맞춰 보는 사람이 있고, 그 정도도 이해 못 하느냐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은 연애 때문에 끊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착각은 나를 만나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연애 초반에는 실제로 줄이기도 합니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습관을 잠깐 이기는 것입니다. 그 힘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술과 담배를 줄이는 일은 본인이 까닭을 느끼고 스스로 정했을 때만 이어집니다.

그러니 지금 보이는 모습이 앞으로도 볼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판단합니다. 이 정도의 음주와 흡연을 십 년 동안 곁에서 볼 수 있는가. 그렇다면 만나면 되고, 아니라면 상대가 변하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쓰지 않는 편이 서로에게 낫습니다.

마시는 쪽이 나라면

입장이 반대인 사람도 있습니다. 내가 술을 좋아하고 담배를 피우는 쪽이라면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 적고 말하는 것이 길게 보아 이롭습니다. 줄여서 말하면 처음 몇 번은 넘어가도 곧 드러나고, 그때는 습관이 아니라 정직함을 의심받습니다. 상대가 불편해하는 지점을 들었다면 가볍게 넘기지 않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지난 결혼에서 얻은 까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술과 담배는 취향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은 함께 사는 저녁의 풍경을 정하는 일입니다. 가끔이라는 말이 서로 같은 뜻인지는 몇 번의 저녁을 같이 보내면 압니다. 그 저녁이 편안했다면 그것으로 답이 되고, 마음 한구석이 계속 걸린다면 그 걸림을 못 본 척하지 않는 것이 지난 경험이 준 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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