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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재혼 준비

재혼하면 연금과 지원금은 어떻게 될까

재혼 날짜를 잡고 나서야 떠오르는 걱정이 있습니다. 지금 받는 연금과 지원이 끊기는 것은 아닌지. 혼인신고 전에 확인할 것들을 질문별로 짚었습니다.

재혼하면 연금과 지원금은 어떻게 될까AI 모델 사진

구청 민원실 의자에 번호표를 쥔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재혼 날짜는 석 달 뒤로 잡혔습니다. 청첩장 문구보다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반차를 내고 왔습니다. 남편과 사별한 뒤 받아 온 연금, 혼자 아이를 키우며 받은 지원이 혼인신고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주변에 물어봐도 말이 다 달랐습니다.

재혼은 마음의 일이면서 서류의 일입니다. 많이 묻는 것들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제도는 바뀌기도 하고 사람마다 조건이 다르니, 큰 줄기를 알아 두고 내 경우는 반드시 해당 기관에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사별하고 받는 유족연금은 계속 나오나요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입니다. 국민연금의 유족연금은 배우자였던 사람이 재혼하면 받을 권리가 사라집니다.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 군인연금의 유족연금도 재혼하면 끊기는 것이 원칙입니다. 한 번 사라진 권리는 재혼 생활이 끝나더라도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점까지 알아 두어야 합니다.

유족연금이 생활비의 큰 몫이라면 재혼 뒤의 살림을 그 돈 없이 다시 짜 봐야 합니다. 이 계산을 연인과 함께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무엇을 내려놓고 이 결혼을 하는지 상대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 배우자의 연금을 나눠 받는 것은요

이혼한 사람이 받는 분할연금은 성격이 다릅니다. 혼인 기간에 함께 쌓은 연금을 나눈 것이어서, 요건을 갖춰 받게 된 뒤에는 내가 재혼하더라도 계속 받습니다. 유족연금과 헷갈려 미리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둘은 다른 제도입니다. 받을 자격이 되는지, 언제 청구하는지는 국민연금공단에서 확인해 줍니다. 전화는 국번 없이 1355입니다.

한부모 지원을 받고 있다면

한부모가족으로 받는 양육비 지원과 여러 혜택은 배우자 없이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위한 것입니다. 재혼하면 그 자격에서 벗어납니다. 알아 둘 것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함께 사는 사실혼도 배우자가 있는 것으로 본다는 점입니다.

상황이 바뀌면 주민센터에 알려야 합니다. 알리지 않고 계속 받으면 나중에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고 불이익이 따르기도 합니다. 신고를 앞두고 주민센터에 들러 언제부터 무엇이 달라지는지, 재혼 뒤의 소득으로 받을 만한 다른 지원이 있는지 물어보면 빈틈이 줄어듭니다. 임대주택에 살고 있거나 아이가 장학금과 급식 지원을 받고 있다면 그 자격도 함께 확인합니다.

받던 양육비, 보내던 양육비는요

양육비는 아이를 위한 돈이어서 어느 쪽이 재혼하든 저절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내가 재혼했다고 전 배우자가 양육비를 끊을 수 없고, 양육비를 보내는 내가 재혼했다고 그만 보낼 수도 없습니다.

달라지는 경우는 있습니다. 새 배우자가 아이를 친양자로 입양하면 아이와 친부모 사이의 법적 관계가 끝나면서 양육비도 끝납니다. 그 밖에 형편이 크게 달라졌다면 가정법원에 금액을 바꿔 달라고 청구하는 길이 있습니다. 서로 말로만 줄이거나 끊기로 하면 나중에 다툼이 되니, 바꿀 일이 있으면 절차를 밟아 문서로 남깁니다.

건강보험과 세금은 어떻게 되나요

혼인신고를 하면 배우자의 직장 건강보험에 가족으로 올라갈 길이 생깁니다. 다만 소득과 재산이 기준 안에 들어야 해서 누구나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따로 내던 지역보험료가 달라지기도 하니 건강보험공단에 미리 물어봅니다.

기초연금처럼 가구의 소득과 재산을 보는 제도는 배우자가 생기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어르신 세대의 재혼이라면 이 부분을 꼭 확인합니다. 연말정산에서 배우자와 아이를 부양가족으로 올리는 문제도 달라지는 것이 있어서, 회사 담당자에게 물어 두면 첫해에 헤매지 않습니다.

아이와 새 배우자는 서류에서 어떤 사이인가요

많이들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내가 재혼했다고 해서 새 배우자와 내 아이가 법적인 부모 자식이 되지는 않습니다. 함께 살아도 서류로는 배우자의 자녀일 뿐입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만들려면 입양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하고, 이 일에는 아이의 다른 부모와 아이 자신의 뜻이 걸려 있습니다. 급하게 정할 일이 아니어서, 재혼한 뒤 몇 해를 살아 보고 정하는 집이 많습니다.

그러면 혼인신고를 미루면 되지 않나요

여기까지 읽으면 신고를 하지 않고 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그렇게 고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득과 실을 같이 봐야 합니다.

먼저 앞에서 말했듯 여러 제도가 사실혼도 혼인과 같게 봅니다. 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부부로 산다면 자격이 달라지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그것을 알리지 않고 받으면 부정하게 받은 것이 됩니다. 다음으로 신고하지 않은 배우자는 보호가 약합니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남은 사람은 법이 정한 상속인이 되지 못합니다. 병원에서 보호자로 서명해야 할 때나 함께 마련한 집의 권리를 따질 때도 곤란을 겪기 쉽습니다.

그래서 신고를 미루기로 했다면 그 까닭을 둘이 분명히 말하고, 서로를 지킬 장치를 따로 마련해야 합니다. 재산을 누구 이름으로 둘지, 유언은 어떻게 할지 전문가와 상담해 두는 것입니다. 지원금 몇 달 치를 지키려다 더 큰 것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어디에 물어보면 되나요

연금은 국민연금공단이나 가입한 연금의 공단에, 한부모 지원과 복지 급여는 사는 곳의 주민센터에, 건강보험은 건강보험공단에 묻습니다. 어디에 물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보건복지상담센터 129번이 길을 알려 줍니다. 양육비를 바꾸거나 입양을 생각한다면 가정법원의 상담 창구나 법률구조공단을 찾습니다. 전화보다 서류를 들고 찾아가면 내 조건에 맞는 답을 듣기 쉽습니다.

줄어드는 돈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결혼을 하기로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결정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다만 모르고 한 결혼과 알고 한 결혼은 첫해의 살림이 다릅니다. 두 번째 결혼의 서류는 눈을 뜨고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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